[사설/칼럼] [경희의 유산] ⑦정신문화와 물질문화가 조화된 ‘인간중심사회’
# 9월부터 경희기록관은 우리신문과 함께 ‘경희 유산을 찾아서’를 연재한다. 서울, 국제, 광릉 캠퍼스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유산과 자연 유산은 물론 경희기록관이 소장하고 있는 우리 대학의 역사적 기록물, 경희만의 고유한 정신 유산들을 중심으로, 그들에 관한 역사적 사실, 그 안에 담겨있는 의미, 숨겨진 흥미로운 에피소드 등을 글과 사진으로 소개한다. 1차로 내년 여름까지 연재를 진행하고, 1년간의 연재 결과를 바탕으로 내용과 형식을 보완해 2차 연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희대 정문에서 교시탑을 지나 간호-이과대학 앞에 다다르면 거대한 ‘경희의 탑’을 볼 수 있다. 이 탑은 일명 '밝은사회 탑'으로도 불리고 있으며, 개교 30주년을 기념해 교수·직원·동문·기타 성금으로 1979년 5월 18일에 완공되었다. 탑의 규모는 높이 25m, 기단 높이 1m, 기단 너비 20m로 돼 있고, 그 형태는 2개의 탑신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전한 인류사회’, ‘평화로운 인류사회’를 지향하는 밝은사회운동의 성공을 기원하는 모습이다. 각각의 탑신 중앙에는 수직선이 표현돼 있는데, 이것은 끝없는 이상을 향해 발돋움한다는 의미일 뿐만 아니라 그 이상이 반드시 실현돼야만 한다는 신념도 동시에 상징하고 있다.
탑신부 전·후면에는 각각 ‘잘살기운동’, ‘밝은사회운동’이란 놋쇠로 된 황금색 글자가 부착돼 있다. 두 탑신의 외측면에는 밝은사회운동 배지 아래 각각 15자×3줄 45자로 된 ‘잘살기운동’과 ‘밝은사회운동’의 강령을 그림문자로 새겨 놓았다. 이 글자는 당시 사범대학(현 미술대학) 양규희(楊奎熙) 교수가 디자인한 것으로, 문자의 도안은 무궁화를 비롯해 인간, 적십자, 월계수 등 수많은 사물을 수놓듯이 표현한 것이다. 이 그림문자는 잘살기운동과 밝은사회운동의 헌장 및 취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을 보고 살아가자 來日(내일) 위해 살아가자 創意(창의)로 길을 열고 노력으로 살림 세워 내 祖國(조국) 繁榮(번영) 위해 모두 함께 나서자’ ‘아름답고 살기 좋은 보람을 찾는 밝은 社會(사회) 운동으로새 歷史(역사) 創造(창조)하면서 健全氣風(건전기풍) 人間福利(인간복리) 世界平和(세계평화) 이룩하자’
또한 두 탑신은 높이 7~8m 부근에서 둥근 모양을 그리며 조각된 12마리 사슴이 중앙의 구형으로 된 밝은사회운동의 배지를 향해 달리는 모습으로 연결돼 있다. 사슴은 순박하고 성실함을 상징하고, 12마리의 사슴은 12개월을 의미한다. 이 디자인은 연중 순박하고 성실하게 밝은사회운동을 위해 노력하고 성취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경희의 탑은 오늘날 현대 문명의 암울하고 불균형적인 현상을 경고하고 있다. 즉, 현대 문명은 물질 숭배와 과학기술 만능주의로 인해 인간 자신이 창조한 모든 문명에서 밀려나 오히려 인간이 부재하는 과학기술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인간중심의 정신문명을 더욱 고양해, 정신문화와 물질문화가 조화를 이룰 때만이 진정한 인간중심의 ‘문화세계’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경희의 탑’ 제막식 광경(1979.5.18.)

▲탑신 외측면에 새겨진 그림문자
▲정신과 물질이 조화된 ‘인간중심문화’의 창조(자연사박물관 벽면에 그려진 「우주·생명 그리고 문명」 벽화 중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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