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유학생 감소세, 드러난 중국 의존 구조의 한계 취업과 실용으로 바뀐 대학 선택 기준도 한 몫
# 2008년 외국인 지원센터 설립을 계기로 본격적인 유학생 유치에 나선 우리학교는 422명이던 유학생 수를 2021년 3,221명까지 끌어올리며 가파른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견고할 것 같던 국제화 성과도 내실 부족 속에 흔들리고 있다. 최근 4년간 유학생 수는 735명 감소했다. 타 대학들이 많아야 400명 내외의 감소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취재 결과, 유학생 감소 문제는 크게 두 갈래로 살펴볼 수 있다. 입학 이후 학업 지속을 지원하는 ‘내부 교육 시스템’과 외국 학생을 유치하는 ‘외부 전략’이다. 이번 2회차에서는 외부 전략 현황에 대해 알아본다.
꺾인 차이나 특수
파편화된 유치 행정
우리학교 유학생 유치는 중국에 의존해 양적 성장을 이뤄온 만큼, 중국인 유학생 감소가 이번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중국인 유학생 수는 지난 4년 새 2,507명에서 1,557명으로 950명 급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인 유학생 모집단 자체가 축소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고교 입학생을 대상으로 ‘보직분류(普职分流·일반계고와 직업계고 진학 비율을 5대 5로 제한하는 정책)’를 본격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 직업교육 강화 기조로 일반 고등학교 진학률이 중학교 졸업생의 50% 수준으로 하락한 것이다. 이후 2022년 직업교육법 개정으로 획일적 비율 적용은 완화되는 방향으로 조정됐지만, 현재 우리학교는 유학생 학력 조건을 ‘중국 내 일반 고등학교 및 학력 인정 직업고등학교 졸업자’로 한정하고 있는 만큼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년 전 외국인TF팀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호텔관광대학 정남호 교수(경영정보시스템)는 “절대적인 유학생 숫자가 부족하다기보다는, 유치와 관리 시스템의 분절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국제화 업무를 총괄하는 일원화된 거버넌스 부재를 지적했다.
정 교수는 “유치와 관련해 본부, 단과대, 교수 개인 단위로 각각 움직이다 보니 일관된 전략이나 표준 프로세스가 없었고 정보도 파편화돼 있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TF팀은 단기간 내 유학생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현장(단과대)의 의견을 수렴해 ‘유치-선발-관리’로 이어지는 전 과정의 표준화 방향과 개선방향을 도출하는 ‘구조 설계’에 목표를 뒀다.
당시 TF가 본부에 제안한 5대 핵심 개선안에는 ▲국가·지역별 맞춤형 유치 전략(중국의존도 탈피 및 이공계 영어트랙 개설) ▲영문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정비 ▲국제화 컨트롤타워 신설 등이 포함됐다. 특히 국제처 산하에 이른바 ‘글로벌전략팀’을 신설해 한국어 교육부터 학위과정, 취업, 동문 관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총괄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교수는 최근 유학생 감소 추이를 두고 “단순히 위기라기보다 구조 전환 과정으로 봐야한다”며 “무분별한 유치 확대는 오히려 학위 가치와 평판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학업 역량과 언어 능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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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SNS ‘샤오홍슈(小红书)’의 한국 유학 정보 게시글(사진=샤오홍슈 화면 캡처)
대학 선택 기준은
‘귀국 시 학위 인정도’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SNS ‘샤오홍슈(小红书)’를 분석한 결과, 학생들은 ‘귀국 시 학위 인정도’를 대학 선택 기준으로 크게 고려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유학 관련 게시물에는 “귀국 후 취업을 고려하면 무조건 QS 100위권 이내 대학을 가야 한다”, “학사만 마지고 중국으로 돌아갈 때, QS 200위 밖의 대학은 인정도가 낮다”는 게시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려대와 우리학교를 고민하는 글에 “귀국 후 취업 문제를 고려하면 QS 100위권이 유리하다”는 댓글이 달려 있었다.
중국 유학 준비생 사이에서 필수 온라인 플랫폼으로 꼽히는 ‘제모유학(芥末留学)’이 발표한 ‘2026 한국 대학 가이드라인’은 QS 순위를 기준으로 대학의 계급을 나누고 있다. 위 지표에 따르면, 한양대(159위)와 성균관대(126위)는 ‘세계 300위권 이내 안정권’이라는 평가와 함께 중국 내 명문대 수준의 취업 경쟁력을 갖춘 상단 추천 대학으로 분류됐다. 반면, 우리학교는 QS 331위로 명시되며 특색 있는 명문대(300~500위권 구간) 우선순위에서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
자국에 돌아가지 않고 국내에 남아 취업을 고려하는 중국 학생들에게도 QS 순위는 고려 대상이다. 법무부의 구직 비자(D-10-1) 혹은 우수인재 비자(F-2-7) 신청 시 ‘QS 상위 500위’ 대학 졸업자는 20점의 가점이 있기 때문이다.
TF팀 당시 중국인 유학생 유치 업무를 담당했고, 현재도 한중 학회에서 우리학교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는 후마니타스칼리지 이영월(중국어학) 교수는 “중국인 유학생의 선택 기준이 문화적 관심에서 취업 중심의 실용적 판단으로 이동했다”며 “중국 내 고학력 취직난이 심해 학생들이 한국 유학을 통해 한국 기업 또는 중국 내 한국 기업 취직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으로 유학 선택지가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한국 학위의 가치가 하락했다”고도 덧붙였다.
시장 세분화·영어트랙 확대 예정
‘행정 구조 개선’은 아직
본부 차원에서는 유치 전략의 방향성을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처 이재기 부처장은 “학생 수의 외연적 확대를 넘어서서 우수인재 선별 유치와 지원 국가 및 전공의 다변화를 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글로벌입학팀은 국가별 유출입 패턴을 분석해 시장을 세분화하고, 우수 고교 방문 및 2+2 복수학위 프로그램 등 맞춤형 전략을 수립 중이다. 특히 이 부처장은 “영어트랙 지원자의 가파른 상승세를 반영해 교내 영어트랙을 인문·사회계열에서 이공계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국제캠퍼스 이공계열의 강점을 살린 영어트랙 개발과 SNS 채널 다양화 등을 통해 학문적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TF팀이 제안했던 ‘이공계 영어트랙 개설’ 및 ‘소셜미디어 정비’와 궤를 같이 하는 긍정적인 변화다. 이 부처장은 “어느 국가에서 오는가를 넘어 어떤 인재를 어떠한 시스템으로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방향성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별적 프로그램들을 엮어낼 ‘행정 체질 개선’이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앞서 지적된 본부·단과대·교수 간의 업무 분절을 해소하려면 유치부터 사후 관리까지 전 과정을 총괄할 구심점이 필요하다. 그러나 취재 결과, TF팀이 컨트롤타워로 제안했던 ‘글로벌전략팀’은 끝내 신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제처 산하에는 글로벌입학팀, 글로벌교육지원팀, 국제교류팀만 배치돼 있어, 이 교수는 “통합 지원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과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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