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사랑이야~” 지난 5일, 학교 인근 회기역 파전 골목은 트로트 공연으로 떠들썩했다. 파전 골목 ‘고향왕파전’ 앞 메인 무대가 설치됐고, 골목 안쪽엔 파전·막걸리 시식부스와 전통문화 체험부스가 방문객들을 반겼다. 파전 골목이 이렇게 시끌벅적한 데엔 휘경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서울시 골목상권 행사 지원 사업의 영향이 컸다.
지난 5일 동대문구 주최의 ‘제1회 회기 파전 가요제’가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날 가수 박상철의 ‘무조건’을 부른 우리학교 정동현(정치외교학 2023) 씨는 남녀노소 익숙한 트로트 곡을 불러 1등을 차지했다. 2, 3등은 각각 지역 주민인 최정남 씨와 박명환 씨가 이름을 올렸다. 정 씨는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트로트를 참가곡으로 골랐다”며 “관객분들이 호응을 잘해주셔서 더 완성도 높은 무대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 씨 무대 중 관객들이 무대 앞까지 나와 다 같이 춤을 추며 열렬한 환호가 이어지기도 했다.
▲ 정동현 씨(사진)는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는 트로트를 참가곡으로 골랐다”며 “관객분들이 호응을 잘해주셔서 더 완성도 높은 무대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정동현 씨 제공)
이처럼 회기역 골목상권에 활력이 돋게 된 데에는 지난 7월 정부가 동대문구 회기동 일부 사업장을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한 것과 관련 있다. 가요제는 서울시 골목상권 행사 지원 사업에 선정된 네 개 축제 중 첫 무대였다. 골목형 상점가는 전통시장뿐 아니라 생활 밀착형 상권까지 지원하는 제도로, 온누리상품권 가맹, 시설 개선, 공동 마케팅 등 혜택이 주어진다.
단기 소비 촉진에 초점을 맞춘 지난 ‘민생회복쿠폰’ 정책과 달리, 골목형 상점가는 경영 지원과 환경 개선을 병행해 상권의 장기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광주 서구는 올해 6월 30일 자치구 전역(119개소, 약 1만 1,400여 점포)을 전국 최초로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했다. 광주 서구청에 따르면, 골목형 상점가 지정 이후 상인 매출이 20~3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 지난 7월 정부가 동대문구 회기동 일부 사업장을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했다. (사진=최단 기자)
회기동 상권 역시 변화가 기대된다. 회기동은 대학가에 형성된 상점 밀집 구역으로, 음식점과 카페 등 청년층 업종이 주를 이룬다. 상권분석 서비스 ‘오픈업’에 따르면 전체 점포의 절반 이상(52.2%)이 외식업으로 구성돼 음식·카페 중심 구조가 뚜렷하다. 주거 인구에서 20대 비중이 18.1%로 가장 높고, 유동 인구 역시 20대가 25.9%를 차지해 대학가 특유의 청년층 기반 소비 특성을 보인다.
동대문구청 경제진흥과 유찬형 주무관은 “학생과 주민 생활권이 겹쳐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골목형 상점가를 지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온누리상품권 가맹 신청은 경희담길 골목형 상점가(경희대 정문 앞 오른쪽 구간)를 중심으로 완료됐다.
싸왓디타이·키친요로시쿠·따게리아 라 비다·녹원 네 곳은 앵커 스토어(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거점 점포)로 선정돼 시설 개선과 브랜딩 지원을 받는다.
▲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된 회기동 상권 구역이다. (사진=네이버 지도 캡처본)
찻집 녹원은 “청년문화의 허브로 회기랑길을 대표하고 싶어 지원했다”며 “현재 컨설팅을 통해 운영과 홍보 전략을 재정비 중이며, 시설 지원이 이어지면 더 쾌적한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앵커 스토어 선정은 각 점포의 신청을 받아 서울신용보증재단 심사를 통해 이뤄졌다.
유 주무관은 “순차적으로 외부 조명·간판 교체, 바닥 포장 등 시설 개선은 예산에 맞춰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에 따른 지역 상인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학교 정문 앞 모닝글로리 점주는 “상권 지정이 매장 운영에도 힘이 될 것 같다”며 “특히 조명이 밝아지면 저녁에도 손님들이 안전하게 찾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동대문구청은 추후 학교 정문 앞 전체 상권을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할 계획이다.
오승현 기자 dirk0212@khu.ac.kr
최단 기자 dan2530@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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