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여름 폭염은 우리학교 청소노동자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청소노동자 출근 시간보다 늦게 켤 수밖에 없는 몇몇 건물의 에어컨 시스템으로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우리신문은 이들의 업무환경이 개선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오전 5시 출근
냉방기 작동 안 해
청운관 청소노동자는 총 12명이다. 12명이 8시 반까지 강의실 청소를 마무리해야 한다. 정해진 출근 시간은 오전 6시 반이지만, 이들은 더 여유 있는 청소 시간 확보를 위해 오전 5시에 출근한다.
문제는 청운관 냉방기가 오전 8시부터 가동된다는 것이다. 청운관 청소노동자 A 씨는 “청소 시간을 벌기 위해 일찍 출근하는 건 괜찮지만, 청소 시간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아 오전 청소가 특히 덥다”고 말했다.
약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청운관으로 근무지를 옮긴 청소노동자 B 씨는 청운관 근무 1년 만에 6kg이 줄었다. B 씨는 “오전 청소가 끝나면 온몸이 땀에 젖는다”고 말했다.
▲ 청운관은 냉방기가 오전 8시부터 가동돼 그 전 청소 시간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다. (사진=김규연 기자)
청소노동자가 출근하는 시간에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는 이유는 청운관의 냉방 시스템 때문이다. 청운관은 중앙냉방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앙냉방시스템이 가동되는 오전 8시가 돼야 강의실별로 냉방기를 켤 수 있다. 이 또한 관리자의 원래 출근 시간보다 약 한 시간 앞당겨서 이뤄지고 있다.
중앙냉방시스템
“순차적으로 바꿔나갈 것”
서울캠 건물 중 중앙냉방시스템을 이용하는 건물은 ▲스페이스21 ▲오비스홀 ▲청운관 ▲푸른솔문화관 ▲평화의전당이다. 해당 건물의 청소노동자들 역시 오전 청소 시간에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었다. 관리팀은 중앙냉방을 순차적으로 개별냉방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무관리처 김경태 부처장은 “아직 확실한 시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청운관처럼 오래된 건물의 냉방 시스템을 개별 시스템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갑자기 냉난방기가 망가진 학생회관처럼 당장 급한 건물을 고치느라 아직은 계획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 청운관 전경 (사진=대학주보 DB)
현재 우리학교 청소노동자는 지난 2017년 정규직으로 전환돼 직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와 청소노동자 용역 업체 태성 CNS를 통한 간접고용 형태로 일하고 있는 노동자로 나뉜다.
김 부처장은 “직접 고용 형태로 계약된 노동자의 경우 학교 차원의 복지로 쿨조끼 등을 배부할 수도 있지만, 일부는 간접 고용 형태로 계약되다 보니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간접 고용 형태를 모두 직고용으로 전환하기엔 예산 문제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학교 측에선 혹서기 작업 중지 요청 및 휴식 시간 보장을 구성원에게 안내하기도 했다. 총무팀 백지원 팀장은 “우리학교도 작업중지권을 말씀드리지만, 청운관 청소노동자분들을 포함한 파견 용역으로 일하시는 분들에겐 말씀드릴 수 없다”며 “이 또한 외부용역업체 CNS 관리자를 통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업무 환경 개선의
길은 열려 있어
다만, 최근 개정된 법으로 간접고용 청소노동자들의 업무 환경 개선에는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청·비정규직 노동자가 원청과 교섭할 수 있게 하는 노란봉투법을 통해, 태성CNS 소속 청소노동자가 원청인 우리학교와 교섭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예산팀 김영진 팀장은 “법안 개정에 따라, 용역 업체와 학교가 협의를 이룬다면, 그에 따라 예산 지원이 논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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