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용학부관 6층, 경희디지털헬스센터에는 매일 오전부터 새벽까지 자리를 지키는 연동건(의학) 교수가 있다. 연 교수는 의학 연구의 불모지였던 우리학교를 디지털헬스 학문 분야 세계 최정상으로 이끌었다. 연 교수를 디지털헬스센터에서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계서 인정받은 디지털헬스
‘학부생 인턴’은 숨은 주역
경희디지털헬스센터는 연구원 80명 규모의 대형 연구센터다. 디지털헬스는 IT 기술이 접목된 의학 분야로, 의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모델링 분석이 주요 연구 대상이다.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털헬스센터는 지난달 일반대학원 혁신기획팀으로부터 상(The Brain Awards for Lab)을 받았다. 또 안전하고 소통이 원활한 연구실에 부여받는 인증 자격(Happy&Smart Lab Certificate 1.0)을 얻었다.
연 교수는 “경희디지털헬스센터는 의료 인공지능, 빅데이터, 모델링을 포함한 디지털헬스 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다”며 자신 있게 연구실을 소개했다. 디지털헬스센터는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을 쏟아냈다. 대표적으로 안구 사진 한 장으로 5년 뒤 콩팥 질환을 예측하는 다중모달 AI알고리즘을 개발했는데, 해당 논문은 세계적 당뇨병 학술지에 올랐다.
그 밖에도 디지털헬스센터 소속 학부연구생 이수지(의학 2019) 씨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식이 철 결핍’ 글로벌 질병 부담을 주제로 연구를 진행했다. 학부연구생 오지연(의학 2021) 씨는 2050년 천식의 변화를 예측하는 모델링 연구를 수행했다. 경희디지털헬스센터는 지난 2년간 무려 286편의 SCI 논문을 발표하며 활발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학부생까지도 의미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연구실의 원동력으로 연 교수는 ‘다양성’을 꼽는다. 디지털헬스센터는 다른 연구실과 달리 학부 연구생에게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 연 교수는 “우리학교 학부생들과 비전과 미래를 공유하며 그들을 좋은 연구가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연구원 전공도 의학뿐만 아니라 빅데이터학 관련 학문까지 다양하다.
다만 학부생은 전공 공부와 시험 기간으로 연구에 온전히 힘을 쏟기 어려워 짧게 머물다 연구실을 떠나기도 한다. 연 교수는 이들에게도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 결과, 1:1 개별 상담을 통한 학생 밀착형 지도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연 교수는 말했다. 그는 “시간이 많이 들지만, 학부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꿈꾸는지 자세히 알 수 있다”며 “논문이면 논문, 연구면 연구 등 학생이 관심 있는 분야를 중점으로 가르친다”고 했다.
▲ 연 교수는 “세상 모든 사람이 디지털헬스하면 무조건 경희대를 떠올리도록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규연 기자)
사시사철 소통하는 교수
“학부생 경험에서 비롯돼”
연 교수 제자들은 하나같이 “격의 없이 연구에 대해 교수님과 이야기한다”며 “학부생에게 기회를 많이 준다”고 입을 모았다. 이 같은 연 교수의 소통 방식은 그의 학생 시절 경험에서 비롯됐다. 그는 “학부생 시절에 홀로 의·생명 분야를 연구했다”며 “다른 분의 도움을 받았으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연구원 시절에 필요했던 것을 전폭 지원하는 멘토가 되고 싶다”라는 일념으로 학생들과 동고동락 중이다.
디지털헬스 학문의 비전을 일찍이 알아본 우리학교의 전폭적 지원도 있었다. 소아과 의사였던 연 교수가 디지털헬스라는 학문을 연구하기 시작했을 때, 디지털헬스는 막 태동하는 신생 학문 분야였다. 그는 “의학은 생명을 다루는 학문인만큼 보수적이라 디지털화가 느리다”며 “그때 손을 내민 곳이 우리학교였다”고 말했다.
학교는 이후 연 교수에게 연구실 마련, 산업계와 병원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했다. 그는 “세계 1등이 될 자신은 있었다”며 “우리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를 크게 도왔다”고 했다.
세계 속 ‘경희학파’ 만들기
연 교수의 최종 목표
연 교수의 꿈은 단순히 우리학교를 디지털헬스 분야 세계 1등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미 세계 1등은 경희대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디지털헬스하면 무조건 경희대를 떠올리도록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 교수는 우리학교를 전 세계 ‘디지털헬스 허브’로 만들고자 한다. “학생들이 우리학교를 세계에 알리고, 전 세계 학생들이 경희디지털헬스센터를 찾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연 교수는 말했다. 그는 “뉴욕대, 하버드대 등 세계 최정상급 대학에 우리 연구실 학생들이 파견 간다”며 “원래라면 학생들이 돈 내고 유학을 가겠지만, 우리 연구원들은 돈을 받고 간다”고 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디지털헬스의 새로운 이론을 주창하는 일명 ‘경희학파’를 만드는 거다. 실제로 그가 세계 정상급 대학과 교류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에 올해 두 명의 연구원이 해외에 파견됐다. 내년부터는 열 명씩 참여시키는 게 목표라고 한다.
디지털헬스 학문 분야의 세계 1위를 달리는 연구실을 이끄는 연 교수는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연 교수와 80명의 연구생은 ‘경희학파’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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