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진행된 ‘2024 경희디자인마케팅지원단’ 사업에서 최고상인 성남산업진흥원장상을 받은 ‘The 1823’ 팀의 팀장 이지헌(디지털콘텐츠학 2018) 씨를 만나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그의 도전기를 들어봤다.
최고상 수상 위해
“게임 영상 남기고자 편집 배워”
지난해 겨울, 무거운 장비를 짊어진 채 홍대에서 내방역까지 길을 걷던 한 학생의 어깨는 팀을 이끄는 책임감으로 더욱 무거웠다. ‘2024 경희디자인마케팅지원단’ 사업에서 최고상인 성남산업진흥원장상을 수상한 ‘The 1823’ 팀의 팀장, 이지헌(디지털콘텐츠학 2018) 씨는 그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어깨가 물리적으로, 그리고 비유적으로 힘들었어요.”
▲ 이 씨는 “완벽히 실패한 듯 보여도 끝까지 시선을 똑바로 유지하면 해낼 수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사진=김가빈 기자)
‘경희디자인마케팅지원단’은 우리학교 링크(LINC) 3.0 사업단과 성남산업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이다. 디자인과 마케팅 문제를 안고 있는 성남시 중소기업과 예술·디자인대학 학생들이 일대일로 매칭돼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는 프로젝트다. 이 씨와 팀원들은 디지털콘텐츠학 우제승 교수의 ‘디지털영상’ 수업을 통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고, 신생아 용품 브랜드(‘My Muse is Love’)의 브랜드 홍보 영상을 제작하는 임무를 맡았다.
이 씨는 꽤 오래전부터 영상 편집에 관심이 많았다. 중학생 시절, 게임 ‘팀 포트리스2’를 플레이하던 중 게임 화면을 영상을 남기고 싶어 편집 프로그램을 처음 접했다. 단순한 흥미로 시작된 편집은 기획과 연출로 점점 범위를 넓혔고, 결국 그는 우리학교에서 디지털콘텐츠학을 전공하게 됐다.
그리고 현재 그는 구독자 11만 명을 보유한 ‘DEWILL’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도전과 책임의 연속
“팀장인 내가 먼저 움직여야”
그가 팀장을 맡은 팀 The 1823은 3개월 동안 기업과의 실무 미팅, 스토리보드 구상, 배우 및 장소 섭외, 촬영과 편집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주도했다. 영상 제작의 전 과정이 이들의 손에서 태어난 셈이다. 이지헌 씨는 총괄과 촬영을, 권미진(디지털콘텐츠학 2023) 씨는 연출을, 김채영(디지털콘텐츠학 2023) 씨는 편집을, 이채빈(디지털콘텐츠학 2023) 씨는 미술과 소품 세팅을, 진가언(디지털콘텐츠학 2023) 씨는 감독으로서 촬영 전반의 흐름을 조율했다.
▲ ‘The 1823’ 팀이 촬영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사진=이지헌 씨 제공)
이번 프로젝트에서 그는 단순히 팀장이 아닌 길을 여는 사람으로서의 책임감을 자신에게 부여했다. “수상이 목적이 아니라 기업의 마케팅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더 큰 책임감을 느꼈어요. 회의, 답사, 촬영 등 모두 제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팀장인 제가 앞장서지 않으면 팀원들도 저를 믿고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순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영상의 스토리보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팀원 간 다양한 의견이 오갔고, 결정에는 수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했다. 최종적으로 선택된 구성은 첫째 아이와 엄마가 뱃속의 둘째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는 따뜻한 이야기,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족 중심의 감성을 잘 담아낸 결과였다. “기업 대표님의 피드백과 브랜드의 감정을 고려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수렴됐어요.”
제작 현장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아역 배우와의 촬영은 시간 제약이 많았고, 긴 촬영으로 배우의 피로도가 높아져 일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장비 이동부터 현장 세팅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수고가 쌓였다.
가장 아쉬웠던 점을 묻자, 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 “팀장으로서 과감한 결정을 내리지 못했던 순간도 있었어요.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명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걸 실감했죠.” 그 아쉬움은 그가 진심으로 팀을 위하고, 더 좋은 결과를 만들고자 고민했다는 증거였다.
▲ 스토리보드 사진. 그 과정에선 수많은 의견이 오갔다. (사진=이지헌 씨 제공)
브랜드 정체성 고심의 흔적 묻어나
실제 마케팅 자료로 쓰이기도
The 1823의 메시지는 먹혔다. 따뜻한 아이보리 톤을 전체적인 색감으로 설정하고, 스튜디오와 소품을 그에 맞춰 구성하며 브랜드의 감성적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이 씨는 “브랜드 톤을 제대로 잡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었다”며“스토리보드가 완벽하지 않았더라도 브랜드의 감정선을 시청자에게 정확히 전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영상이 완성된 직후, 팀 내부와 매칭된 기업인 ‘My Muse is Love’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해당 기업은 이를 공식 SNS 계정에 즉각 게시하였고, 현재까지 실제 마케팅 자료로도 활용하고 있다.
지역 기반 기업의 수요와 대학생의 창의성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한 학생들의 성취가 지역 사회에도 긍정적인 파급력을 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것이다.
끝으로 이지헌 씨는 “이번 경험을 통해 영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줄었고, 앞으로도 콘텐츠 제작자로서의 방향성을 더욱 확고히 다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씨는 후배들에게 “‘절대’라는 것은 없다”며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해도 변수는 존재하고, 완벽히 실패한 듯 보여도 끝까지 시선을 똑바로 유지하면 해낼 수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보길 바란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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