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가 정부의 화해 제스처를 단칼에 거절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달 말까지 의대생이 복귀한다는 조건 하에 내년도 입학정원을 증원 전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6일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이전으로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의료 대란’을 불러일으켰던 의대 정원 확대를 원점으로 되돌리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의료계는 정상화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일례로 지난 8일 김택우 대한의료협회(의협) 회장은 “2026학년도에는 의대생을 한 명도 뽑지 말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 말했다. 물론 의협은 “여러 대안 중 하나”라곤 했지만, 김 회장의 발언은 마치 일말의 타협 의지조차 없다는 것처럼 들린다. 또 올해 의대 지원을 희망하는 고3 수험생들은 뭔 죄인가.
의대생도 마찬가지다. 전국 의대생은 여전히 학교 복귀를 거부하고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 따르면 2024학번 이상 의대생의 96%가 이번 학기 휴학 의사를 학교에 전달했다고 한다.
일부 의대 학생 사이에서는 신입생을 향한 강요도 벌어지고 있다. 한 의대 대학에서 재학생이 신입생에게 수업 거부와 휴학을 강요했다고 한다. 2025학번 신입생은 의대 증원 확대를 인지하고 입학한 학번이다. 따라서 수업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그런데 이들은 선배로부터 압박이 가해지고, 동조하지 않을 시 불이익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의대 학생 수업 거부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지난 1년간 의정 갈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입었다. 중증 환자를 담당하는 대형 병원은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졌다. 병상 가동률은 최대 40%까지 감소했다.
갑작스럽고 독단적인 의대 증원을 밀어붙였던 정부지만, 지금은 한발 물러섰다. 이제는 의료계가 답할 차례다. 정부와 의료계가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의료 대란은 계속될 것이다. 의료계는 지난 1년간 의정 갈등을 견디며 지켜본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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