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우리학교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가 5% 초반대로 등록금 인상을 합의했다. 또한 서강대, 국민대, 이화여대 등 주요 사립대가 연이어 등록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등록금 동결은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반면 대학은 재정 악화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을 16년이나 마주해야 했다. 더 이상의 동결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기왕에 늘어나는 등록금 수입이 어느 정도 교육환경 개선에 사용될 것인지가 앞으로의 과제일 것이다.
2009년 이후 교육부는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의 국가장학금 II유형 지원을 제한해 왔다. 더불어, 최근 3개년 평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책정되도록 규제했다. 하지만 16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한 탓에 대학의 마른 수건 쥐어짜기 식의 운영은 한계에 부딪혔다. 국가장학 지원보다는 등록금 인상을 통해 재정난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는 대학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16년간 동결된 등록금은 대학 시설을 초·중·고등학교보다도 못하게 만들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동결이 지속되는 동안 대학은 물가 상승, 학령인구 감소, 최저임금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재정 압박을 전방위로 받고 있다. 여름철이면 시설물 곳곳에서 비가 새 양동이로 빗물을 받는가 하면, 실습 공간이 없어 화장실을 개조해 사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매해 반복되는 소통간담회에서도 시설 개선 요구가 있었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의 대응이 이뤄졌다. 임시방편에 불과했던 것이다. 교원 상황도 다르지 않다. 연구 공간이 부족해 교외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열역한 연구 환경은 결국 교원 이탈까지 이르게 됐다.
등록금 인상은
학교 미래와 직결된 문제
교원 이탈률 증가는 주목해야 할 사안이다. 이는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도 나타났다. 우리학교는 ‘전임교원 확보율’ 부문에서 반복적으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열악한 연구환경이 높은 교원 이탈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낮은 전임교원 비율은 교육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학생 연구 기회 감소, 강의 질 저하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어쨌든 대학은 16년간 이어진 동결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됐다. 대학은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데 과감한 투자로 등록금 인상의 명분을 증명해야 한다. 당장 올해 도입 예정인 무전공 제도와 더불어, 교육 혁신 모델 구축, 계약·첨단학과 신설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충분한 예산과 인력 확보가 필수다. 공대 분관 신축, 스마트팜 온실 건설 등 계속 미뤘던 중요한 과제도 추진돼야 한다. 재정 운영의 재구조화 역시 필요하다.
우리학교 등록금 의존율은 약 61%로, 다른 주요 사립대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는 대학의 재정 취약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장기적으로 국고 지원 확대와 기부금 활성화를 통해 재정 다각화를 이루는 노력도 필요하다.
등록금 인상은 단순히 대학의 요구와 학생 부담 가중이라는 이분법적 논의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등록금 인상은 우리학교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지속 가능한 교육 환경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찾는 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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