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프트웨어융합대학(소융대)이 편제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적용시점은 2028학년도다. AI 중심 교육체계 구축이라는 목표 아래 기존 3개 학과를 ‘AI컴퓨팅학부’로 통합하는 방안이다. 학교 측은 전공 선택권 확대와 교육 효율성을 기대하지만, 개편안이 학생들에게 뒤늦게 통보되며 소통의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우리신문은 이번 개편의 추진 배경을 짚어보고, 제도의 안착을 위한 과제와 학생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살펴봤다.

▲학생들의 목소리가 편제개편 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사진 = 대학주보DB)
전공 선택권 확대와 AI 교육 강화
소융대 편제개편 추진
소융대는 오는 2028년부터 기존 3개 학과(컴퓨터공학·인공지능·소프트웨어융합)를 ‘AI컴퓨팅학부’로 통폐합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24일 열린 ‘2028학년도 소융대 편제개편 공청회’에서는 첫 번째 개편안이 제안됐다.
이에 따르면 입학생은 학부로 통합 입학한 뒤 기초학문분야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데이터사이언스, 응용학문분야 ▲AI융합보안 ▲로봇지능 ▲게임-인터랙티브컴퓨팅 6개 전공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관련기사: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편제개편 공청회... ‘인공지능융합대학 AI컴퓨팅학부’ 체제 제안/2026.08.26.)
학교 측이 설명하는 통합의 핵심 배경은 ‘운영 효율성’과 ‘전공 선택권 확대’다. 학과별로 분리됐던 교수진과 커리큘럼을 하나로 묶어 중복된 교육과정의 비효율을 개선하고, 학생이 입학 이후 전공을 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논의는 지난 겨울 소융대 교수진 워크숍에서부터 시작됐다. 소융대 이승규(컴퓨터공학) 부학장은 “단과대 전체를 하나로 묶어보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대학들의 사례와 사업을 살펴보며 소융대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배경에는 2027년 ‘AI 중심대학 사업’ 선정이 자리하고 있다. 조진성 AI·SW교육단장은 공청회에서 “사업 선정의 필수 조건은 아니지만, AI 중심 교육체계와 조직을 선제적으로 갖춰 사업 계획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직 개편이 선정 요건은 아니지만, 사업 계획의 근거로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학과 간 경계를 허물며 각 전공의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는 과제로 남았다. 이 부학장은 “6개 세부 전공의 특색을 살리기 위해 특정 전공을 이수했음을 드러낼 수 있는 필수 교과목이나 커리큘럼 리스트를 별도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 공지로 접한 개편안
아쉬움 남긴 ‘사전 소통’
학생들 사이에선 이번 개편안을 두고 의견 수렴이 부재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생들은 지난 4일 소융대 학생회가 SNS에 게시한 ‘단과대학 편제개편 관련 재학생 의견 청취 조사’ 공지를 통해 구체적인 개편안을 처음 접했다.
이우석(컴퓨터공학 2025) 씨는 “학생회 인스타그램을 보고 개편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사실상 형식적으로 학생의 의견을 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아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박정식(컴퓨터공학 2023) 씨는 지난 5일 ‘컴퓨터공학은 AI의 하위 개념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개인 SNS와 학내 커뮤니티 등에 게시했다. 그는 “학문적 정체성이 학과명 하나로 손쉽게 지워질 수 있다는 데 문제의식을 느꼈다”며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이 안건이 별다른 논의 없이 그대로 확정될 수 있겠다는 우려가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편제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이번 학생회 공지를 통해 처음 접했고, 그 전까지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부학장도 학생들과의 사전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학생들이 편제개편에 대한 교감이 없다고 느낄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반발도 거셌다. 3개 학과를 ‘AI컴퓨팅학부’로 통합하는 내용이 대표적인 쟁점이다. 서준영(컴퓨터공학 2025) 씨는 “입학 당시 소프트웨어융합학과에 오기 위해 다른 학교도 포기했다”며 “학과가 사라지는 느낌이 들어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학교 측 “학생 의견 반영 검토”
의견 수렴 절차가 관건
학교 측은 향후 학생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I컴퓨팅학부 명칭과 관련해 조 단장은 공청회에서 학생회가 후보 명칭을 제안하면 교수회에서 이를 검토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조 단장은 “학생회에서 명칭을 5개 정도 추려 오면 반영 여부를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 역시 “아직은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이기에 학생들과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명칭을 변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의 요구는 비단 학부 명칭 후보를 제시할 기회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졸업장에 찍히는 명칭’에 대한 우려가 크다. ‘AI컴퓨팅학부’, ‘인공지능융합대학’처럼 AI를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명칭은 실제로 배운 학문적 내용을 피력하기 어려워진다는 이유다. 이는 향후 취업 시장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 씨는 “졸업장에 세부 전공 대신 포괄적인 학부 이름만 찍힌다면, 내가 어떤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했는지 증명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씨 또한 “가장 크게 우려되는 지점은 학과명이 실제로 무엇을 배우는지 설명해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우리 학과에는 인공지능을 전공하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제도를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부학장은 “통합 이후에도 졸업 증명서에 세부 전공이 함께 표기되도록 규정을 정비하고, 마이크로디그리나 전공별 필수 커리큘럼 이수 내역을 통해 학생의 전문성을 명확히 입증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편안은 아직 최종 결정된 안은 아니며, 공식적인 학칙 개정 절차도 시작되지 않았다. 학교 측은 향후 학생 의견을 반영해 개편안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학생들의 목소리가 실제 개편 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김수인 기자 windsnow07@khu.ac.kr
도은오 기자 eunohdo@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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