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국어국문학과 학생회가 최근 대학가에 확산 중인 ‘통장 묶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학생회비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국문과 학생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현재 대포통장을 이용해 대학교 학생회비 계좌에 소액을 입금한 뒤 계좌를 정지시키는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에 국문과 학생회는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당분간 학생회비 접수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국문과 이승훈(국어국문학 2025) 회장은 “국민대와 홍익대에서 피해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해 범죄 예방을 위해 조치했다”며 “혹시라도 불분명한 입금이 있으면 즉각 대응할 생각”이라고 중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국문과 학생회가 우려한 범죄는 소위 ‘통장 묶기’라고 불린다. 이는 범죄자가 SNS에 공개된 계좌에 소액을 입금한 뒤, 해당 계좌를 금융사기 이용 계좌로 허위 신고해 계좌를 정지시키는 신종 수법이다. 계좌 명의자에게 “합의금을 보내야 계좌를 풀어주겠다”며 금전을 갈취하거나 경쟁 업체나 특정 개인·단체의 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이 수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비 납부를 위해 계좌번호를 SNS에 공개할 수밖에 없는 대학 학생회는 이 같은 범죄에 취약한 구조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4월 27일 국민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의 피해사례다. 학생회비 납부 기간이 아니었던 당시 학생회 계좌로 정체불명의 20만 원이 입금됐다.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학생회는 이후 금융당국의 안내에 따라 5월 6일 오후 7시경 “해당 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 이용계좌로 신고 접수되어 지급 정지 및 거래 제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문제는 허위 신고 여부에 대한 검증 절차 없이 은행이 계좌를 일방적으로 지급정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법 제4조 제1항에 따라 은행은 신고 접수 후 해당 계좌를 지급 정지하며 피해자는 이의신청을 통해 계좌 정지를 해제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처리 기간은 사건별로 다르고 법상 이의제기는 지급정지 또는 채권소멸절차 공고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가능하다. 그 사이 학생회 활동이 마비되는 불편을 겪는다.
우리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정완(법학) 명예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피해자 구제를 위해 마련된 지급정지제도의 허점을 범죄자들이 악의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라며 “비대면으로 계좌정보와 대포통장을 쉽게 확보할 수 있는 반면, 신고 내용에 대한 사전 검증 절차가 부족한 것도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현행 피해방지법에 대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순기능이 있지만 허위신고로 인한 무고한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며 “소명과 해제에 수주일이 걸리는 구조는 실시간 자금 집행이 필수적인 학생회나 소상공인에게 가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 교수는 대응 방안으로 ▲신원이 확인된 학생만을 대상으로 오픈채팅이나 폼을 통해 계좌 안내 ▲학교 본부와 협의 이후 고유가상계좌 발급 ▲계좌 노출이 없는 간편결제송금 링크 활용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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