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취재수첩] 고립의 책임
청년 1인가구 연속기획의 마지막 회차로 고립·은둔청년을 취재했다. 이 회차를 끝으로 연재를 마무리하며 분명해진 생각이 있다. 고립·은둔청년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설명하는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다. 혼자 사는 삶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고립은 특별한 사례가 아닌, 구조적 조건이 맞물릴 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상태에 가까웠다.
취재 과정에서 접한 고립·은둔청년의 사례는 극단적이지 않았다. 이들은 한때 학교에 다녔고, 진로를 고민했으며 도움을 요청한 경험도 있었다. 다만 그 요청이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고립은 반복된 좌절이 누적된 결과였다.
취재를 통해 확인한 또 하나의 사실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회복’이 이들에게선 다르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대화가 가능한지, 그들의 일부를 표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신호였다. 이들의 시간은 느렸고, 사회가 요구하는 변화의 속도는 분명한 간극이 존재했다. 이 간극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와 시선은 고립을 오히려 고착시킬 가능성이 크다.
지원 방식 역시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현행 제도는 신청과 참여를 전제로 설계돼 있지만, 실제 고립·은둔청년은 ‘신청할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수차례의 방문과 대기, 반복적인 접촉을 통해 신뢰를 쌓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지역사회 주도의 찾아가는 지원과 같이 장기적 접근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번 청년 1인가구 연속기획은 개인의 생활 방식을 통해 사회적 조건을 바라보는 시도였다. 그 끝에서 만난 고립·은둔청년은 고립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며, 그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혼자 사는 삶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고립·은둔청년을 예외로 보지 않고, 관계가 단절로 이어지는 과정을 예방하고 먼저 찾아가 연결하는 사회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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