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연속기획] “월급만으로는 부자되기 힘들어”…대학생 개미 투자 열풍
# 우리신문은 청년·학생의 문화 트렌드를 반영한 기사를 연재한다. 다섯 번째 순서로, 대학생 재테크 열풍에 대해 알아본다. 코스피 4000을 돌파하고 미국 주식의 성장세가 이어지며 전 연령층의 관심이 뜨겁다. 대학생들 역시 여러 재테크 방식에 눈을 돌리고 있다. Z세대와 금융을 결합한 ‘자이낸스(Z+Finance)’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이러한 흐름 속 우리학교 학생들은 어떤 재테크를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월급만으로는 부자 힘들어”
증가하는 대학생 개인 투자자
비누랩스(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제작사)가 실시한 설문조사(대학생 500명 대상)에 따르면, 개인 투자 중인 대학생이 2023년 27.6%에서 올해 43.4%로 15.8% p 증가했다. 또한, 하나금융연구소는 Z세대의 투자·신탁 거래액이 2023년 17.6%에서 이듬해 21.4%로 3.8% p 증가했음을 발표했다.
투자 9년 차 김재현(물리학 박사 5기) 씨는 “어릴 때 월급 같은 고정 수입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걸 깨닫고 투자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성인이 되자마자 투자를 시작한 박채원(스포츠의학 2022) 씨도 “현금 가치가 많이 떨어지는 시대에 저축보다는 주식이 수익 측면에서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시드머니는 아르바이트와 군적금으로 마련하는 학생이 많았다. 김 씨는 “군대에서 모은 돈, 알바해서 번 돈을 모아 자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투자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니까 부모님께서 투자 경험을 쌓아보라고 용돈을 주셨다”며 “휴학하고 알바를 많이 해서 돈을 더 모았다”고 밝혔다.
서울캠 주식경제 동아리 ‘ABS’는 경제, 주식 투자 관련 스터디와 자산운용, 레포트, 매크로 분석 등을 통한 실제 주식 투자를 한다. 최석훈(경영학 2020) 회장은 “기존 인원에서 다음 학기에 활동을 이어가는 부원이 올해는 보통 때에 비해 1.5배 정도 늘었고, 가입 지원자도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며 “투자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양제열(경영학) 교수는 개인 투자자 증가 현상을 두 가지 원인으로 해석했다. 첫째로는 “월급으로 큰돈 모으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에 월급을 불리기 위한 투자가 증가했다”고 말했고, 이어 “예전에는 주식을 위험한 투자 수단으로만 보는 분위기가 컸는데,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수익을 얻는 사람들이 생기면서 주식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예전보다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주식경제동아리 ABS의 투자기초반 스터디 부원들이 재무제표 등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사진=김유경 기자)
미국주식부터 부동산 경매까지
다양한 투자 방식과 수단
재테크를 하는 방식과 투자 수단은 다양하다. 최근 주식뿐 아니라 미국 주식, 채권, 금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해 분산투자를 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다. 김 씨는 “국내 주식, 해외 주식, 채권, 금 등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부동산 경매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한 최성일(사회학 2023) 씨는 “뉴스에서 미국 주식 얘기가 많이 들려서 현재는 미국 주식에 비중을 많이 두고 투자한다”고 덧붙였다.
가상화폐로 투자를 시작했던 김동현(국제학 2020) 씨는 “현재 투자 비중은 미국 주식 50%, 국내 주식 30%, 나머지는 ETF나 실물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이 분산투자를 하는 이유는 하나에 몰아서 투자했을 때 따라오는 위험을 피하기 위함이다. 김 씨는 “언제나 어떤 이슈에 의해서 큰 충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한쪽 자산군에 몰아서 투자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이 미국 주식에 눈을 돌리는 이유로 양 교수는 접근 용이성을 꼽았다. “예전에 미국 장에 투자하려면 복잡했는데, 오늘날에는 비대면으로 쉽게 투자할 수 있다”며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것이 투자 열기에 확실히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트 분석부터 기업 발굴까지
재테크 공부는 필수
차트 분석 투자 동아리 ‘쿠립토’를 운영하는 이상민(인공지능학 2024) 씨는 차트 분석을 통해 매수 시점, 매도 시점을 찾고 분석 데이터를 공부하는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 씨는 “가치투자는 언제 샀을 때가 명확한 매수 진입 타점이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투자를 위한 공부에도 많은 시간을 쏟는다. ABS 최 회장은 “일주일에 두 번 스터디하고, 매주 목요일에는 정기 세미나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진행된 주식경제동아리 ABS의 투자기초반 스터디에서는 재무제표와 기본적인 분석 기초를 공부했다.
ABS 회원 방예별(사회학 2021) 씨는 “투자 편향을 방지하기 위해 월스트리트 레포트, 국내 애널리스트 레포트 등 글을 많이 읽고 공부한다”고 말했다.
활발한 주식거래는 긍정적 현상
다만 주식공부는 필수적
양 교수는 “전반적으로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우리나라는 금융 정책 자체가 규제가 많은데, 개인 투자자의 금융 지식과 경험이 늘어나면 금융 제도의 발전까지 이어져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나은행 경희대 출장소 심은주 소장은 “취직 전이기 때문에 고정수익이 없는 대학생이 처음 재테크를 시작할 때는 전문 지식을 가진 펀드매니저를 통해 투자하거나 소수점 주식을 이용하면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투자 공부와 모의투자를 먼저 해보고 실전 투자를 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도 대학생이 재테크를 함에 있어 투자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오픈채팅방 등에서 떠도는 소문은 성공 사례도 적을 뿐 아니라 본인의 성장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경제, 기업 공부와 투자를 병행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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