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딥페이크 사건이 발생했다. 1학년 재학생 A 씨가 같은 학과 및 타 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사진과 실명, 전화번호, SNS 아이디 등 개인정보를 유포하고 성희롱성 발언을 반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얼굴 합성에 그치지 않고 실제 개인정보까지 유포한 탓에 피해자는 특정 가능한 상태로 남게 됐다.
딥페이크 범행의 끔찍함은 면식범 비율이 높다는 데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듣고, 함께 담소를 나누던 지인이 하루아침에 가해자가 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보통의 범행들과 달리, 딥페이크는 주변의 소문으로 피해자가 인지하는 경우가 많다. 수치심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 사건 또한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피해자가 사건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은 이미 무거워진 상태다. 2024년 10월 개정된「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제14조의2 제1항은 허위영상물의 편집·합성 자체를 반포 목적과 관계없이 처벌하도록 했다. 법정형도 기존 5년 이하 징역에서 7년 이하 징역으로 강화됐다. 그러나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의 47.17%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초범’과 ‘동종 전과 없음’이 주요 양형 사유였다. 생성형 AI와 텔레그램을 이용한 범죄가 확산하고 있는 동안에도 법정의 판단은 여전히 ‘초범인가’에 머물러 있다.
딥페이크 성범죄가 남기는 것은 삭제되지 않은 영상물만이 아니다. 대학 공동체의 신뢰까지 무너뜨린다. 그러니 피해자에게 SNS 사진을 조심하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사진을 올린 사람이 아니라, 타인의 얼굴을 범죄의 재료로 삼는 사람과 그것을 소비하는 환경에 있다. 법이 실제 피해자를 보호하도록 만드는 일은 사회의 몫이다.
대학이 해야 할 일도 있다. 디지털 성폭력에 대한 징계와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가능한지, 피해자 보호와 삭제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다음 피해자가 캠퍼스에서 나오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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