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학점으로 무거운 어깨
학점엔 한 학기 동안의 수업 태도, 시험 결과, 제출 과제, 출석 성실성이 모두 반영된다. 성적은 학생이 감당해야 할 책임의 영역이다. 시험을 못 봤고, 과제를 덜 했고, 수업을 놓쳤다면 그 결과가 기록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에 학교 입장에선 낮은 학점을 지우게 해달라는 요구 앞에서 망설임이 생긴다. 성적을 쉽게 지울 수 있게 되면 학점의 무게도 가벼워질 수 있다.
다만 취재를 하며 만난 학생들의 요구는 단순히 “나쁜 학점을 없애달라”는 목소리로 치부하기 어려웠다. 대부분 학생은 학점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문제는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만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업시장, 대학원 입시, 교환학생 선발 과정에서 다른 대학 학생들과 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는다.
학점은 대학마다 다른 기준으로 매겨지지만 평가의 순간에는 하나의 숫자로 환원된다. 우리학교 취업준비생 A씨는 “회계사 준비만 하다 취업을 하려니 인턴 등 경력이 없어 취업에서 불리할 줄 알았는데 4.5 만점에 4.33이라 회사에서 좋게 봐줘 최종까지 올라간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취업에서 학점은 중요하게 고려되는 사항이다.
하지만 우리학교의 A학점 비율은 서울권 주요 대학 중 낮은 편이다. 일부 대학은 학점포기제를 폐지 과목 구제 장치를 넘어 학점 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른 대학 학생들의 성적 회복 기회가 넓어지는 동안 우리학교 학생들만 기존 기준 위에 남겨진다면 성적 결과를 온전히 개인의 책임만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학교는 학생에게 어디까지 성적의 책임을 물을 것인가. 학교는 우리학교 학생들이 다른 대학 학생들과 경쟁 환경에서 불리한 조건에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한다. 학점의 신뢰도를 지키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적어도 제도 때문에 불리해지지 않도록 하는 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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