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캠에서 일부 학생들이 진료확인서를 조작해 병결 신청에 활용한 사례가 확인됐다. 우리신문에서 입수한 파일에 따르면 병원 명의와 직인이 포함된 양식에 인적사항만 입력하면 쉽게 위조가 가능했다. 해당 파일은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요령’처럼 공유되며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병원의 명의와 직인을 도용해 문서를 조작하는 것은 ‘사문서위조’, 이를 실제 병결 신청 증빙자료로 사용했다면 ‘사문서행사’에 해당한다. ‘사문서행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범죄다.
그럼에도 학생들 사이에서 해당 행위에 대한 경각심은 찾아볼 수 없다. 에브리타임과 같은 학교 커뮤니티에서 직접 유포된 정황은 찾을 수 없었지만, 진료확인서 파일은 마치 ‘족보’처럼 학생들 사이를 떠돌고 있었다. 해당 파일을 사용하는 학생들은 진료확인서 위조를 결석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선택지로 인식하고 있다.
경각심이 부족한 상태에서 파일이 계속해서 유포되고, 이를 접하는 학생들이 늘어날수록 잘못된 행위는 관행으로 자리잡는다. 결과적으로 공동체의 신뢰를 전제로 한 제도가 흔들릴 수 있다. 반복되는 일탈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축소해선 안 되는 이유다.
공결 제도는 불가피하게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의 사정을 이해하고 신뢰한다는 전제하에 운영된다. 이 신뢰가 무너질 때 제도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증빙 서류의 검토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검증 절차는 복잡해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은 결국 전체 학생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질병으로 공결이 필요한 학생들까지 의심의 대상이 되는 것도 예상 못 할 상황이 아니다.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비단 진료확인서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 시험 기간마다 성행하는 족보 판매,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교재 PDF의 불법 유통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에도 많은 학생들이 이를 ‘편의’라는 이름 아래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우리 모두 크고 작은 위법이 반복되는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
물론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병결 증빙 자료에 대한 검증 매뉴얼을 도입하거나 교원을 대상으로 한 안내를 강화하는 등의 방법 역시 위조 파일 남용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제도도 구성원의 정당한 인식을 대신할 수는 없다. 모든 위반을 감시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구성원 각자의 태도가 제도를 뒷받침해야 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보다 행위에 대한 자각이다. 편의라는 핑계가 공동체 전체의 신뢰를 어떻게 훼손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선행돼야 한다.
대학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공간이 아니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윤리를 배우는 공간이다. 그 출발점은 규율이나 제도보다도 구성원이 어떠한 인식을 가지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진료확인서 위조는 ‘걸리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 그 자체로 이미 문제다. 이제는 그 당연한 사실을 확실히 인지해야 할 때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
- 2
- 3
- 4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