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스포츠 시즌이 막을 내리고 있다. 올해 축구부 추계연맹전 우승, 대학핸드볼통합리그 우승 등 괄목할 만한 선수들의 활약 뒤에는 ‘프런트’의 숨겨진 조력이 있었다. 프로 못지 않은 스포츠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운동부 프런트는 홈경기 준비, SNS 홍보, 선수단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우리신문은 한 해 동안 선수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다해준 프런트를 조명한다.
프런트에 모인 이유
진로 연계, 스포츠에 대한 열정
운동부 프런트는 중앙동아리 산하 조직으로 운영된다. 주요 업무는 선수단 관리와 운동부 관련 마케팅 활동이며, 외부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대외 협력도 맡고 있다. 스포츠 산업의 실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이점은 ‘스포츠 마케팅’ 진로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프런트로 모이게 하는 동력이 됐다. 2021년 창설된 농구부 프런트 ‘KBF’는 ‘일반 학생들에게 스포츠 마케팅 실무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를 안고 출범했다. 올해 2월 출범한 핸드볼부 프런트의 유은혜(중국어학 2022) 회장 역시 “스포츠 마케팅에 관심이 있어 시작했다”고 말했다.
입단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프런트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된 마음도 있다. 바로 ‘선수들을 향한 애정’이다. 구성원들은 종목을 막론하고 “우리 선수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입을 모았다. 야구부 프런트 ‘쿠라운드’의 전예주(스페인어학 2023) 회장은 “프로야구의 인기가 절정인데, 대학야구는 그와 동떨어진 상황”이라며 “프런트 활동의 목적은 선수단을 더 알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부 프런트 김원(스포츠의학 2023) 회장은 “48년 만의 추계연맹전 우승 직후, 인스타그램 릴스를 평소보다 더 올리는 등 우승 소식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 선승관 홈경기날 티켓과 클래퍼를 나눠주고 있는 농구부 프런트 KBF. (사진=KBF 제공)
홈경기 없는 운동부
지방 출장은 일상
프로경기장을 연상시키는 국제캠 선승관은 농구부와 배구부의 홈경기장이다. 농구부 KBF가 우리 학교 최초의 프런트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U-리그 홈경기가 정기적으로 열린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선승관 홈경기 날이면 프런트도 분주해진다. KBF 정인(체육학 2022) 회장은 “경기 시작 2시간 전 출근해 팀별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선수관리팀은 전력분석 자료를 기자와 해설위원에게 전달하고, 프로모션팀은 관중 안내와 이벤트를 진행한다. SNS팀은 경기 당일 게시물과 이후 콘텐츠로 활용할 자료를 촬영한다. 선수·감독·코치의 대형 현수막 역시 프런트가 직접 기획· 제작한 것이다. 정 회장은 “SNS팀 이 시즌 개막 전 선수들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하고, 현수막과 슬로건도 직접 만든다”고 말했다.
프런트 소속 장내아나운서는 오프닝 멘트와 하프타임 이벤트로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교내 응원단 ‘컬스라’와의 협업도 홈경기 분위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 경기장에서 흘러나오는 응원가는 선수관리팀이 선수들이 좋아하는 곡을 조사해 제작한 것으로, 사소한 것 하나부터 프런트의 손길이 묻어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반면 홈경기가 없는 운동부에게 KBF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지방 출장이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U-리그 종목이 아닌 핸드볼은 대부분의 경기가 지방에서 열리는 단기 대회로 구성돼 있다. 중계 환경도 좋지 않아 사실상 프런트가 핸드볼부의 유일한 소식창구다. 핸드볼부 프런트 유 회장은 “지방 출장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을 때가 있었다”고 했지만 “대회장에서 선수 부모님들이 ‘덕분에 아이들 모습을 보고 있다’ 고 말해주시는 게 원동력이 된다” 고 전했다. 야구 경기는 ‘지역 활성화’를 위해 원주·횡성에서 주로 열린다. 쿠라운드 정아름(태권도학 2020) 미디어홍보팀장은 “멀지만, 선수들의 현장 인터뷰 영상을 찍기 위해 지방 경기장으로 간다”고 말했다. 축구부 김 회장은 지난 여름 추계연맹전 우승 당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아 미리 교통, 숙박 예약을 길게 해뒀다”고 말했다.
관중석 없는 국제캠 야구장
“관중 있는 경기 열고 싶어”
프런트는 단순한 팀 운영을 넘어 스폰서 발굴, 전력 분석, 미디어 대응 등 전문 영역까지 담당하며 역할을 넓히고 있다. 현재 농구부는 보드게임카페 ‘레드버튼 영통점’, 야구부는 카페 ‘쿠피’, 축구부는 카페 ‘모카팩토리’와 스폰서쉽이 있다. 야구부는 지난해 재학생과 지역 아동을 초청한 야구 교실을 진행하며 음료 회사 ‘링티’의 협찬을 받기도 했다. 쿠라운드 전 회장은 “대외협력팀이 몇십 개의 제안서 메일을 보내 어렵게 따낸 기회였다”며 “스폰서쉽 유치를 위해 정기적으로 경쟁 PT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록의 스포츠’인 야구에서는 전력 분석도 프런트의 주요 업무다. 전력분석팀은 지방 대회장까지 동행해 상대 투수의 투구 습관을 포착하고 타구 방향을 분석하는 등 코치진이 현장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을 채운다. 농구부 역시 자체 제작한 전력분석지를 기자와 해설위원에게 제공하고, 경기 후 인터뷰를 원하는 기자에게 선수를 연결하는 등 미디어 대응을 맡아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다.

▲ 중국 전지훈련 연습경기를 촬영하고 있는 핸드볼부 프런트. (사진=핸드볼부 프런트 제공)
프런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대학스포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일반 학생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현재 국제캠 야구장 두 곳에는 관중석이 없어, 프런트가 더그 아웃에서 선수들과 함께 앉아 경기를 지켜야 할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쿠라운드 전 회장은 “선수들에게 방해가 될까 눈치가 보일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보러 올 수 있는 경기를 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야구부와 축구부는 “관중이 있는 홈경기장에서 경기를 여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축구부 선수들은 국제캠 필드하키장에서 열린 지난 ‘더 라이언 매치’ 당시 처음으로 관중 앞에 섰다. 축구부 프런트 김 회장은 “선수들이 ‘이제야 경기를 뛰는 것 같다’고 하더라”며 “지금은 경기장 규격 문제로 힘들지만, 언젠간 홈경기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 48년 만의 추계연맹전 우승을 함께한 축구부 프런트. (사진= 축구부 프런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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