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에서의 환호 뒤에는 선수들의 혹독한 훈련,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신문은 체육부 선수들을 만나 그 목소리를 담아내려 한다. 성적과 기록뿐만 아니라, 종목을 향한 열정과 선수로서의 일상, 그리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 여섯 번째 주인공으로, 실업팀 광주광역시청 입단이 확정된 양궁부 주장 김세연(스포츠지도학 2022) 선수를 만나봤다.
방황했던 새내기 시절
어려운 시기 극복하고 주장까지
새내기 시절, 김 선수는 누구보다 방황했다. 시합마다 받아든 성적은 고등학교 때 받은 점수보다도 낮았다. 정신력이 중요한 양궁 선수지만 해소되지 않는 긴장감으로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없었다. 김 선수는 “시합뿐 아니라 연습 때도 평소처럼 활을 쏠 수 없었다”며 “방황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슬럼프를 겪는 김 선수를 보며 양궁부 최희라 감독은 “심리적 불안감을 잡아주려고 나름의 방법을 찾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같은 운동장을 썼던 ROTC 생도들을 가리키며 “세연이 너는 피지컬·운동 신경·인성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으니 차라리 저곳에 들어가 인정 받아라”하는 모진 소리를 서슴지 않았다.
최 감독은 “그렇게 3번 정도 모질게 이야기하니 세연이가 자기는 운동을 계속하고 싶고 양궁으로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었다”고 회상했다. 양궁에 대한 김 선수의 진심을 알았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지도 방식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단단히 먹은 김 선수는 양궁을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양궁을 사랑하고 지도자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제자”라며 “세연이가 본인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실업팀 입단 기회를 얻게 돼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우리학교 양궁부 주장으로 있다. 활은 혼자 쏘지만, 양궁은 단체전이 있는 종목이다. 김 선수는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도 분위기를 잘 타야 이길 수 있다”며 “평소에 분위기를 만들어놓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하고 생활을 바르게 했기 때문에 주장으로 선발할 때도 믿음이 갔다”며 “주장으로서 분위기를 잘 이끌어 후배들뿐 아니라 지도자들이 굉장히 믿고 의지한다”고 말했다.
남달랐던 끈기
국제대회 개인전 1위
김 선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양궁을 시작했다. 처음 3달은 활 없이 고무줄만 당겨야 해서 함께 양궁을 시작했던 모두가 떠나고 혼자 남았다. 그때부터 김 선수를 표현하는 가장 쉬운 단어는 ‘끈기’였다.
어릴 때부터 끈기 하나는 남달랐던 김 선수는 힘들었던 대학 새내기 시절도 그 원칙으로 버텨냈다. 그렇게 슬럼프를 뒤집을 기회는 찾아왔다.
‘대학연맹회장기대회’는 개인전 첫 1위의 순간이었다. 개인전 최고 성적이 3위였던 김 선수는 커리어 첫 결승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결승에 간 것만으로도 정말 좋았다”며 “개인전 결승은 처음이라 편하게 쐈더니 잘 풀렸다”고 돌아봤다.
지난 5월엔 ‘계양구청장배 국제양궁대회’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국내외 선수가 모두 참여한 대회에서 96강부터 시작해 1위까지 올랐다. 김 선수는 “4강부턴 중계 방송과 함께 무대가 설치됐는데, 예전에 무대가 설치된 경기에서 긴장 때문에 망쳤던 경험이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엔 내가 긴장했다는 걸 인지하고 쏘니까 오히려 괜찮았다”며 웃었다.

▲김 선수는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도 분위기를 잘 타야 이길 수 있다”며 “평소에 분위기를 만들어놓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세연 선수 제공)
명실상부 양국 강국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
우리나라는 명실상부 양궁 강국이다. ‘국제대회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더 치열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김 선수는 “가끔 벽을 느낄 때가 있긴 하다”고 말했다. 국가대표로 출전하기 위해선 누적된 성적으로 상위 100명 안에 든 다음, 4~5회의 선발전을 더 거쳐 8명만이 선수촌에 들어가고, 그중 3명 만이 단체전에 출전한다.
김 선수는 “일단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한 “어릴 때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만을 꿈꿨는데, 대학까지 와보니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면서도 “그래도 목표는 크게 잡아야 하니 올림픽 금메달로 잡겠다”고 덧붙였다. 졸업 이후엔 실업팀 광주광역시청 입단이 예정돼 있다.
“나를 가장 먼저 불러주는 곳을 선택했다”는 김 선수의 앞에 새로운 도전, 새로운 삶이 기다리고 있다. 실업팀까지 입단했지만, 양궁이 항상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었다. 김 선수는 “그럴 땐 ‘그냥 다음엔 잘 되겠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간 멘탈이 나가더라도, 그래도 해야 하니까 계속 훈련하다 보면 다시 괜찮아진다”는 해결법을 말했다. 졸업을 앞둔 김 선수는 앞으로도 끈기와 노력으로 꿈에 도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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