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 수강신청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원하는 강의를 신청하지 못한 학생들의 하소연이 들려온다. 듣고 싶은 강의를 잡기 위해 수강신청 시작과 동시에 ‘클릭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정규 수강신청 이후 정정 기간에도 학생들은 내내 수강신청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빈자리가 생겼는지 확인한다.
이렇게 고군분투해도 끝내 원하는 강의을 잡지 못해 차선책을 택하거나 다음 학기를 기약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이런 모습은 어느새 대학에서 익숙한 풍경이 됐다.
우리신문에서 지난 학기 미디어학과·사회학과·국어국문학과의 전공 강좌를 집계한 결과, 같은 대학 안에서도 학생의 전공 수업 수강 여건은 학과에 따라 달랐다.
미디어학과는 재학생 683명에게 1,557석이 제공돼 학생 1인당 2.28석이 확보된 반면, 사회학과는 237명에게 1,145석으로 4.83석, 국어국문학과는 316명에게 1,709석으로 5.41석이 확보됐다.
물론 강좌의 성격과 수업 방식, 정원 기준이 서로 다른 만큼 단순히 수치만으로 교육 여건을 단정 지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같은 대학 안에서 학과별 학생 규모와 수업 공급 여건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학과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수업마다 적정 수강 정원이 다르고, 과제와 학생·교수자간 상호작용이 많이 필요한 수업은 수강 정원을 무작정 늘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원, 강의실과 같은 기반은 필요하다고 해서 즉시 늘릴 수도 없다.
결국 문제는 정원을 몇 명 더 늘릴 것인지에만 있지 않다. 재학생 수와 수업 수요에 맞춰 교원과 강좌, 강의실 등의 교육 인프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까지 살펴야 한다. 학과에 ‘증원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학과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문제라면 대학 차원에서 교육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필요한 곳에 자원을 배분해야 한다.
더욱이 이번년도 입학생부터 다전공 이수가 의무화되며 학생들의 수강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우려도 있다. 특정 학과의 수업 수요가 증가할 경우 지금과 같은 강좌 정원과 공급 구조만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지 미리 따져보고, 제도 확대에 맞춰 교원과 강의실 등 인프라도 함께 확충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수강신청은 단순한 클릭 경쟁이 아니다. 전공필수 과목이라면 졸업 요건과 직결되고, 전공선택 과목이라면 학생이 자신의 학업 방향을 설계하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듣지 못해 학업 계획을 바꾸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을 단순히 개인의 탓으로 돌릴 순 없다.
모든 학생이 원하는 수업을 원하는 시기에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나 전공필수 과목을 듣지 못해 다음 학기를 기다리고, 몇 날 며칠을 수강 정정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을 ‘수강신청은 원래 그런 것’이라며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학생 수요에 맞는 교원과 강좌, 교육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지 대학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수강신청을 ‘올클’하는 요령이 아니라, 수강신청에 실패하지 않을 충분한 교육 기반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
- 2
- 3
- 4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