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혜정박물관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 <지도로 보는 조선: 대동여지도 탐구와 퍼즐 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지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시작으로 고지도와 천문도 전시 관람, 대동여지도 퍼즐 맞추기, 경조오부도 색칠하기 등 다양한 체험 활동으로 구성됐다. 8월 동안 지역아동센터에서도 프로그램이 이어질 예정이다. 우리신문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프로그램 현장을 찾아 학생들이 지도를 통해 과거 사람들의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을 따라가봤다.
▲학생들이 대동여지도 퍼즐 조각 맞추기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김재희 기자)
스마트폰에서 고지도로
지도를 따라가는 시간여행
한여름 햇살이 내리쬔 지난 5일, 국제캠 중앙도서관 4층에 위치한 혜정박물관 교육실에 학생들이 모였다.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학생들은 김은우 강사를 바라보며 귀를 기울였다. “친구들은 낯선 곳에 가는데 길을 모르면 어떻게 해요?” 김 강사의 질문에 “스마트폰 지도 앱을 봐요!”라며 여러 목소리가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김 강사는 학생들의 대답에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지도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우리가 익히 아는 지도에서 출발해 시간을 거슬러 수백 년 전 고지도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지도는 어떤 정보를 담고 있는지, 지도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본 뒤 학생들은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지도로 시선을 옮겼다. 김 강사는 고지도가 만들어진 시대적 배경과 함께 지도에 담긴 지명과 행정구역 등의 정보를 설명하며, 옛 지도 역시 당시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기록한 방식이 담긴 자료임을 알려줬다. 학생들의 시선이 화면 속 지도를 따라갔다.
땅에서 하늘까지
지도 속 세계를 만나다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실제 고지도가 전시된 전시실로 이동했다. 전시장 벽면에는 9세기 요동성도를 비롯해 조선팔도고금총람도, 곤여만국전도, 지구전후도,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와 동여도 등 고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고지도가 시대별로 나란히 설명돼 있었다. 학생들은 앞서 교육실에서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지도 가까이 얼굴을 가져가 작은 글씨와 기호를 빤히 들여다봤다. 또한, 설명을 들으며 “대동여지도!” “경조오부도!” 외치기도 하며 아는 지도가 나올 때마다 반가워하기도 했다.
전시 관람은 김가영, 이윤채, 전승우 강사의 질문과 학생들의 답변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지구는 무슨 모양일까요?”라고 묻자 학생들은 “둥글어요!”라 답했다. 강사들과 학생들은 함께 전시실의 지도를 바라봤다. 김 강사는 “지도안에 어떤 것들이 보여요?”라 묻자 “강이랑 바다! 산!” 학생들은 경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김 강사는 “지도는 시대를 거듭하며 달라졌지만, 단순히 땅의 모양만을 담은 것은 아니다”라며 “그 안에는 당시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한 방식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도 함께 담겨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동여지도에 대한 전시공간으로 향하며 이 강사는 학생들에게 “대동여지도는 22첩으로 이뤄졌다고 아까 배웠었다”며 배운 내용을 상기시켰다. 이어 “지도를 모두 이어 펼치면 여러 사람이 나란히 누울 만큼 긴 지도가 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큰 규모의 지도에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전시는 땅 위의 지도에서 하늘로도 이어졌다. “우리 친구들은 별자리 알아요?”라는 김 강사의 질문에 “난 게자리!”, “전갈자리! 물병자리!”라며 학생들은 각각 자신들이 아는 별자리를 외쳤다. 김 강사는 “이번엔 별자리 지도를 살펴볼 시간이에요”라 말하며 학생들을 조선시대 하늘의 별자리와 천체의 위치를 기록한 지도인 ‘천문도’가 전시된 공간으로 이끌었다. 김 강사는 “옛사람들은 하늘을 또 하나의 길잡이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실에서 바라본 조선시대 ‘천문도’에는 당시 천문학과 농경 생활, 계절에 대한 이해가 함께 담겨 있었다. ‘천문도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이 저마다 두 개의 별을 띄운 것처럼 반짝였다.

▲혜정박물관은 이번 하계방학을 맞아 박물관을 찾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이어, 문화 체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 아동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김재희 기자)
조각조각 맞추고
알록달록 채우고
전시 관람을 마친 학생들은 다시 교육실로 돌아왔다. 책상 위에는 대동여지도가 그려진 퍼즐이 학생들 앞에 놓였다. 학생들은 전시실에서 눈으로 살펴본 대동여지도를 이번에는 직접 손으로 맞춰보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옆에서 도와주시는 강사님들에게 “여기가 어디에요?” 묻기도 하면서 퍼즐 조각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지도를 완성해 나갔다. 조각이 하나씩 맞춰지면서 대동여지도의 전체 모습이 드러났다.
이어 조선시대의 행정구역을 나타낸 ‘경조오부도’를 직접 색칠하는 활동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각자 원하는 색을 골라 지도 속 행정구역을 채워나갔다. 앞서 전시에서 살펴본 지도를 직접 완성하고 꾸미는 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고지도를 눈으로 관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도에 담긴 정보를 직접 확인하고 체험했다. 어머니와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한 송승이 학생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대동여지도 퍼즐을 꼽았다. “오늘 너무 재밌었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던 송 학생의 표정에서도 이날 프로그램에 대한 즐거움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프로그램의 마지막에는 학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적는 설문이 진행됐다. ‘퍼즐 맞추기’, ‘전시 관람’처럼 하나의 활동을 적은 답변도 있었지만, 한 학생은 지도에 대해 배우는 시간부터 전시실 관람, 퍼즐 맞추기와 색칠 활동까지 프로그램에서 경험한 모든 과정을 답변으로 적었다. 지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제 고지도를 관람한 뒤, 직접 지도를 완성하는 체험까지 이어진 하루의 과정 전체가 학생에게는 하나의 배움으로 남은 셈이다.
박물관을 넘어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교육
우리학교 혜정박물관은 국내 최초의 고지도 전문 박물관으로, 동서양의 희귀 고지도를 통해 세계 속 한국의 모습을 연구하고 조명해 온 공간이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오해인 학예사는 “대동여지도를 단순히 보는 유물로 남기기보다 지리와 역사에 대한 인지적 학습부터 창의성·협업·정서적 공감까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 학예사는 “혜정박물관이 지역사회 구성원에게 배움·소통·정서적 성장의 공간으로 기억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역의 문화자원과 대학박물관의 전문성을 연결해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하계방학에는 박물관을 찾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에 이어, 문화 체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 아동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프로그램을 이어갈 예정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
- 2
- 3
- 4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