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오피스텔 단기임대 구합니다”, “여자이고 비흡연자입니다” 교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여러 조건을 건 단기임대 문의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짧은 기간 거주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틈새시장’ 노리는 단기매물
전대차계약 확대
방학이나 휴학, 교환학생 등의 이유로 단기임대를 찾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단기임대는 임차인이 자신이 빌린 집을 제3자에게 다시 빌려주는 전대차계약을 통해 이뤄지는데 이를 단기계약이라고 한다. 이때 기존 임차인은 전대인, 새롭게 집을 빌리는 사람은 전차인이 된다.
단기임대 거래는 중개 플랫폼을 통해 더욱 활발해졌다. ‘삼삼엠투(33m2)’의 거래 건수는 2021년 약 600건에서 지난해 약 16만 건으로 약 267배 증가했다. 지난 20일 해당 플랫폼에서 ‘경희대학교’를 검색한 결과, 1주부터 6개월까지 거주할 수 있는 매물 120여 건이 확인됐다. 방중 두 달간 거주할 전차인을 구하고 있는 김민정(원자력공학 2023) 씨는 “단기임대 매물이 경쟁이 심해 가격을 낮춰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높은 월세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낮은 가격에라도 방을 내놓으려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월세 상승과 전세시장 위축이 단기임대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일반대학원 스마트부동산학과 구한민(도시공학) 교수는 “월세 상승과 장기 거주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원룸 시장이 충족시키지 못하는 틈새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성대학교 권대중(경제부동산학) 석좌교수 또한 “전세사기 여파로 관련시장 위축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전세의 월세화로 월세 강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 증가도 단기임대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체류외국인은 약 278만 명으로, 2021년 약 196만 명보다 42.2% 증가했다. 오케이 공인중개사 이영섭 대표는 “학기나 교환학생 일정에 따라 이동이 잦은 외국인 유학생이 늘면서 전대차계약을 상담하는 외국인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단기임대 매물들을 플랫폼을 통해 쉽게 거래 가능하다. (사진=원희재 기자)
전대차계약시
임대인의 동의를 받는 것이 필수
단기임대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학생들은 법적 취약함에 놓여있다. 단기계약에서 전차인의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1조에 따라 실거주가 아닌 일시거주로 분류돼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법무법인 좋은생각의 정성주 대표변호사는 “임차인과 달리 전차인은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해 임대차보증금을 보호하는 권리인 우선변제권도 적용받지 못해 사기 피해와 법적 권리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전대인 역시 임대인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법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민법 629조에 따르면 임차인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의 동의 없이 주택을 제3자에게 전대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임대인은 기존 임대차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며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6개월간 단기임대로 내놓은 A씨는 “집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거래하면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임대인의 동의 없이 전대차계약시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기에 동의를 받는 것이 필수다”고 말했다.
전문 중개자 없는 매물 거래
“플랫폼 역할 강화 필요”
임대인들은 학생들의 단기임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단기임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임대인과 임차인, 전차인 사이의 계약관계가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학교 인근 오피스텔 임대인 문병민 씨는 “전대차계약은 주택 관리와 책임소재 측면에서 임대인에게 큰 부담을 준다”고 말했다. 원룸 임대인 이중건 씨 또한 “단기임대 기간에 월세 조건을 변경하거나 건물을 판매할 때 법적 관계가 복잡해진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단기임대를 공유 숙박업 형태로 운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단기임대는 숙박업으로 인정받지 않아 안전시설 의무나 공중위생관리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 씨는 “최근 재테크로 단기임대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 발생 시 결국 피해는 임대인의 몫”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삼엠투 등 단기임대 플랫폼은 온라인 계약과 보증금 보관 등 거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매물 등록자가 해당 주택을 빌려줄 권한을 갖고 있는지, 기존 임대인으로부터 전대 동의를 받았는지 등을 이용자가 계약 전에 확인할 수 있는 장치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인 간 거래가 중심인 단기임대 시장에서 플랫폼과 중개자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구 교수는 “허위매물, 보증금 미반환, 과도한 관리비, 불명확한 중도해지 조건 등의 주요 위험 속에서 매물 관리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 또한 “경제·사회적으로 취약한 학생들이 전문 중개자 없이 거래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플랫폼이 중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매물의 신뢰성과 임대인의 접근성도 확대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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