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후마 바로 세우기는 경희를 바로 세우는 일
우리신문은 이번 호부터 후마니타스칼리지 기획 연재를 시작한다. 경희 대표 브랜드인 후마가 설립 당시의 철학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되짚어보려는 취지다.
15년 전 출범한 후마는 “한국을 대표하는 교양교육 모델을 하나 만들었다”는 안팎의 찬사를 받으며 구성원의 자부심으로 자리잡았다. 후마의 영향으로 다른 많은 대학이 교양교육 혁신 작업에 나서며 교양교육에 대한 대학사회의 인식 자체가 변하기도 했다. 취업 중심으로 재편되던 대학 교육의 흐름 속에서 오히려 인간과 사회, 세계를 성찰하는 교양교육을 전면에 내세우며 ‘혁신’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그렇게 후마는 경희를 설명하는 대표 브랜드가 됐다.
그러나 학생들이 경험하는 오늘날의 후마는 출범 당시의 이상과 거리가 멀다. 대학주보의 취재 결과, 학생들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정체성 부재, 평가방식, 수업방식 등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에게서는 후마의 교육철학과 목적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단지 졸업을 위한 필수 이수 요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후마니타스’라는 이름과 제도는 남았으나, 구성원 사이에서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체감은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다.
후마의 본질을 되묻게 하는 가장 단적인 예가 평가 방식이다. 현재 후마는 ‘인간의 가치 탐색’과 ‘빅뱅에서 문명까지’, 그리고 배분이수 과목에서 A학점 비율을 45% 안으로 제한하는 상대평가를 채택하고 있다. 배움의 본질과 맞지 않는 평가 방식은 후마가 견지해오던 여러 가치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학생들은 협업 대신 경쟁에 내몰리고 있으며, 정량화하기 어려운 가치까지 점수로 서열화되는 현실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양캠 후마의 불협화음도 간과할 수 없다. 평가 방식을 개선하자는 목소리는 2017년 후마 내부에서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작년 총학의 주도로 절대평가 논의가 공론화됐으나, 양캠 후마는 또다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당시 대학주보는 취재 과정에서 건설적 논의보다 소모적인 대립이 이어진다는 인상을 짙게 받았다. 여기에 국제캠 후마 학장 선임 지연으로 인한 사령탑 부재와 학장의 교무위원 배제설 등 교내에서는 행정적 위상마저 약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후마가 여전히 우리학교 교육철학의 핵심이며 오랜 시간 경희를 대표해온 브랜드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현재의 위기를 단순 교양교육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후마의 위기는 곧 우리학교가 구축해 온 정체성의 위기이며, 이를 바로 세우는 과정은 결국 경희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일이 된다.
우리신문은 이번 연재를 통해 세 가지를 짚어볼 것이다. 먼저 구성원들은 지금 후마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현실을 진단하고, 후마가 어떤 이상으로 출발해 어떤 과정을 거쳐왔는지 돌아볼 것이다. 나아가 인공지능과 융복합 등 변화하는 교육환경 속에서 후마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살펴볼 것이다.
대학주보는 후마에 산적한 여러 문제를 공론장으로 끌어올리고자 한다. 후마의 성과를 부정하거나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이번 연재가 후마의 재도약 발판을 마련하는 실증적인 논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의 깊은 관심과 협력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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