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에서의 환호 뒤에는 선수들의 혹독한 훈련, 그리고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우리신문은 체육부 선수들을 만나 그 목소리를 담는다. 성적과 기록뿐만 아니라 종목을 향한 열정과 선수로서의 일상, 그리고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나눈다. 열한 번째 주인공으로 럭비부 주장 이현준(스포츠지도학 2023) 선수를 만나봤다.

▲주장직을 맡고 나서 “신경 쓸 게 많아졌다”는 이 선수는 “럭비부만의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이환희 기자)
왜소했던 어린 시절 지나
힘 담당 ‘프롭’ 포지션으로
럭비 선수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정도로 이현준 선수는 덩치가 좋다. 지금은 183cm 116kg의 거구지만 의외로 중학교 때는 왜소했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말랐었다는 이 선수는 “뼈가 보이는 게 싫어서 많이 먹으며 덩치를 키웠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중1 때 170cm 86kg로 성장해 입단한 럭비부에서 ‘프롭’ 포지션으로 뛰게 됐다.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경기 중 가장 앞에 나서 상대와 몸을 부딪혀야 하는 자리다. 10년 동안 프롭으로 뛰고 있는 그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해야 하지만 팀에서 없어선 안 되는 역할”이라며 자부했다.
남다른 힘을 가진 그는 헬스 ‘3대 운동’이라고 불리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기록 역시 대단하다. 지금은 발목과 무릎 부상으로 쉬고 있는 운동도 있지만 스쿼트 240kg, 데드리프트 260kg, 벤치프레스 160kg을 들었다. 이 선수는 “보디빌딩이 아니라 럭비 선수니까 지금은 부상 방지를 위해 다칠만한운동은 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힘이 좋아서 할머니들께서 내가 리어카를 밀어드리면 좋아하신다”며 웃었다. 레슬링 선수였던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종목을 바꿀 시도도 해봤지만 그는 럭비 체질이었다. 그렇게 계속 선택한 럭비만의 재미는 ‘15명이 한마음 한뜻이 돼서 하나의 플레이를 성공시켰을 때의 쾌감’이라고 한다.
가까스로 입학해 꿈을 이어가다
“남들 공부할 때 운동하는 것뿐”
지금은 럭비부의 간판이지만, 우리학교로 오는 길이 쉽지는 않았다. 고3이었던 이 선수는 최초 합격을 하지 못하고 예비 3번을 받아 럭비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었다. 이 선수는 “이제 운동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해야 하니까 운전면허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럭비를 그만둔다는 생각에 좌절했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렇게 마음을 내려놓고 무릎 수술로 입원했던 병원 옥상에서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추가 합격 전화가 왔다. 사라질 뻔했던 꿈을 이어갈 수 있게 되는 순간이었다. “학창 시절 내내 국가대표 한 번 해보겠다는 꿈으로 살았다”는 이 선수는 “꿈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 학교에 감사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제 새벽 운동은 힘들지도 않다”는 그는 럭비부의 운동 일정을 소개했다. 학기 중엔 새벽과 오후 팀 운동과 야간 개별 운동을 하고, 방학엔 오전 운동이 추가된다. 고된 운동 일정이지만 이 선수는 “남들은 그 시간에 공부하고 있다”며 “선수라면 당연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격렬한 종목인 만큼 부상을 피할 순 없었다. 그의 발목엔 아킬레스건을 제외하고 남은 인대가 없고, 손가락은 부러지거나 꺾이기 일쑤다. 이 선수는 “경기 중 커버 플레이를 갈 때나 집중을 못 하고 있을 때 많이 다친다”고 말했다. 부상의 두려움에 대해선 옅게 웃으며 “그래도 이걸로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다”는 말로 대신했다.
주장이라는 책임감
“함께 하는 문화 만들겠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주장을 맡고 있다. 지도자들은 1학년 때부터 운동장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적극적이었던 이 선수를 주장으로 낙점했다. 그는 “작년 전국체전 뒤부터 코치님의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며 “주장은 팀의 대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장직을 맡고 나서 “신경 쓸 게 많아졌다”는 이 선수는 “럭비부만의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어 “지금까진 단체 종목인데도 각자 운동하기에 바빴다면 이젠 서로 챙겨주고 함께 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럭비부는 다음 달 춘계리그, 여름 대통령기 대회, 연말 전국체육대회를 준비 중이다. 좋은 성적을 노리는 것과 별개로 축구, 농구 등 다른 종목과 달리 U-리그가 없다는 건 분명한 아쉬움이다. 이 선수는 “1년에 치르는 경기 수가 너무 적다”며 “경험을 쌓고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입학 당시 그가 밝혔던 목표는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멋진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 그는 “그 목표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면서도 “가까워지고는 있는데, 아직 목적지가 좀 멀어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하는 목적지까지 가기 위해 “돌아봤을 때 부끄러운 경기가 없는 1년을 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졸업 이후의 꿈은 여전히 태극마크다. 이 선수는 “운동선수라면 태극마크는 한 번 달아봐야 하지 않나 싶다”며 “국가대표 선수들은 도대체 어떤 수준의 운동을 하는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새 주장과 함께 럭비부는 새로운 승리를 위해 땀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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