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캠 총학생회 후보자 토론회가 3년 만에 복수의 선거운동본부(선본)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토론회는 후보자 간 상호 검증이 가능한 경선의 장점을 확인한 자리였지만 감정적 갈등과 온라인 왜곡 여론이라는 한계 역시 여실히 드러낸 자리였다. 일부 질의의 방향과 토론 방식은 경선 본연의 가치가 충분히 구현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1부에 진행된 양 측 후보자 자질 검증 선본 공약 점검은 어떤 공약이 현실적인지 비교하고 후보의 준비도를 확인할 수 있는 경선의 이점을 보여주는 자리다. 그러나 ‘KnowHow(노하우)’ 선본은 ‘KHU:EST(퀘스트)’ 선본의 대운동장 잔디화 공약을 묻는 과정에서 “구체적 추진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퀘스트 선본은 “학생 요구가 지속돼 추진 근거가 있다”는 원론적 답을 내놓으며 논점이 흐려졌다.
감정적 발언이 오가는 순간도 다수 존재했다. 퀘스트 선본이 노하우의 매직패스 도입 실효성을 묻자, 노하우는 “이미 2022년 ‘경희블라썸’에서 도입된 방식인데, 현 총학 중집장으로서 인지가 부족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책 경쟁이 감정 공방으로 옅어지는 순간이었다.
문제는 토론장 밖에서도 이어졌다. ‘에브리타임’에서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특정 후보자의 얼굴을 합성해 유포하거나, 특정 선본 참모의 SNS 프로필 사진을 왜곡해 갈등을 조장하는 글이 퍼져나갔다. 이는 사실 관계를 흐리고 온라인 익명성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비방 여론전이다.
경선의 의미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라 검증을 통한 민주적 선택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토론회가 감정적 공세가 아닌 정책 중심의 구조로 운영돼야 한다. 더불어, 온라인 공간에서도 후보자 개인을 공격하거나 허위 이미지를 유포하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규범이 필요하다. 이번 사례는 경선이 건강하게 작동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윤리와 제도적 장치가 무엇인지 다시 점검해야 할 시점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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