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대를 규정하는 단어로 개인을 바라본다. (일러스트=양여진)
‘젠지스테어’라는 말이 화제다. 대화 중 멍하니 쳐다보는 요즘 젊은 층의 소통 방식을 꼬집는 표현이다. 반대로 길에서 최신 아이폰을 들고 스투시 패션을 입은 중년을 보면 “나잇값 못하고 유난 떤다”며 비판하는 ‘영포티’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세대를 규정하는 단어들이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캠퍼스에서 만난 Z세대는 다르다. 우리학교 교수들과 학교 앞 상인들에게 물어보니 “딱히 젠지스테어를 느껴본 적 없다”, “사람 성격 차이일 뿐이다”, “요즘 학생들, 인사도 잘하고 예의 바르다”는 답이 돌아왔다. 매체에서 강조하는 ‘무례한 Z세대’의 모습은 오히려 낯설었다.
물론 이전 세대보다 말이 짧거나 답변까지 잠시의 간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무례함’이나 ‘소통 단절’로 해석하기보다는 개인의 표현 방식 차이로 보는 편이 옳다. 교수나 상인 모두 실제로 ‘젠지스테어’를 경험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고 답했기 때문이다. 단 3~5초의 침묵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상대를 ‘젠지스테어’라 단정하기보다 기다려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젠지스테어’ ‘영포티’처럼 세대를 규정하는 단어는 결국 한 사람을 특정 이미지로 고정시키는 프레임이 된다. 하지만 사람은 단어보다 훨씬 복합적이다. 누군가는 단순히 생각이 느린 사람일 뿐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옷을 좋아하는 사람일 뿐이다.
Z세대도 40대도 어느 한 단어로 설명될 수 없다.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붙여지는 꼬리표는 개인의 맥락과 성향, 경험을 지워버린다. 세대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벗고, 각자의 속도를 가진 ‘개인’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
- 2
- 3
- 4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