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자기관리가 필수가 된 시대 [자기관리 강박에 빠진 2030]
자기관리가 필수가 된 시대 [자기관리 강박에 빠진 2030]
2030세대에게 다이어트는 건강이 아닌 의무가 되었고, 심지어 정상 체중임에도 비만 치료제를 사용하는 위험한 선택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SNS와 미디어는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정답’처럼 제시하며 이러한 압박을 더욱 강화합니다.
그 결과, 우리의 몸은 타인의 시선에 맞춰 평가되는 도구가 되어버렸죠.
우리는 언제쯤 남이 아닌, 진짜 내 몸의 건강에 집중할 수 있을까요?
기획 신희재 | tlsgmlwo58@khu.ac.kr
편집 신희재 / 진행 김다희 / 출연 박승준 교수님 강승미 교수님/ 구성 VOU
[영상 전문]
‘외모정병’, ‘뼈말라’
한 번쯤은 들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을 동경하고 외모 때문에 정신적 고통을 겪는다는 이 극단적인 말들은, 지금 우리 2030 세대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제 다이어트는 더 이상 건강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숙제가 되어버린 거죠. 여러분도 식당에 가면 고민도 없이 ‘제로’ 음료부터 찾고 있지는 않나요?
미의 기준에 충족하기 위해 병원의 힘을 빌리는 건 이제 흔한 일입니다. 얼굴의 황금 비율을 맞추기 위해 중안부를 줄이는 '인중 축소술’부터, 얼굴이 조금이라도 더 작아 보이게 만든다는 ‘귀 필러’까지. 과거에는 의식도 하지 못했던 작은 부위조차 이제는 교정해야 할 부분으로 취급됩니다. 현대 사회에서 외모에 대한 강박은 더욱 더 정교해지고 있는 거죠.
이보다 심각한 건 따로 있습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적의 다이어트약'이라 불리는 비만 치료제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데요. 문제는 비만이 아닌 정상 체중의 사람도 비만 치료제를 사용한다는 겁니다.
현재 국내 허가된 비만치료제는 체질량지수를 측정해 성인 비만 환자나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만 처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이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고, 비만치료제가 오남용되는 사례가 빈번히 생깁니다. 심지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체중 제한 없이 약을 처방해 주는 병원을 공유하고, 검증되지 않은 복용 후기를 꿀팁처럼 주고받으며 오남용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박승준/경희대 의예과]
정상 체중을 가진 사람들이 (GLP-1을)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게 되면서 오히려 정말 약물이 필요한 사람들은 실제로 필요할 때는 구하지 못하는 현상도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걸 보면 굉장히 걱정이 많이 되고 있어요."
식욕을 억지로 지워버린 대가는 생각보다 혹독합니다. ‘마른 몸’이라는 목적 아래, 우리 몸은 지금 소리 없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박승준/경희대 의예과]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거식증’,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고 하죠. 거식증까지 갈 수도 있겠고, 자기 몸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신체 이형 장애’라고 하는 그런 정신과적인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죠.”
이제 몸은 단순히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 지표가 됐습니다. 남들에게 보여지는 이미지가 곧 나의 가치가 된 사회. 건강해지려는 노력이 아니라, 남의 시선에 나를 끼워 맞추기 위한 관리가 우리를 강박의 굴레로 밀어 넣고 있습니다.
이 강박의 뿌리는 결국 핸드폰 화면 속에 있습니다. SNS에 들어가면 '오운완' 해시태그와 함께 완벽하게 관리된 몸들이 쏟아집니다. 화면 너머에서 연예인과 인플루언서가 보여주는 극단적으로 마른 몸은 어느새 우리가 도달해야 할 정답이 됐습니다. 문제는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이런 모습이 미의 기준이 돼버렸다는 겁니다.
[강승미/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인플루언서라던지 인플루언서가 아니더라도 조금 더 많은 팔로워 수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마른 몸을 과시하면서 이미지를 노출했을 때, 이걸 사용하는 청년들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요즘에 이렇게 마르고 이런게 표준인가?, 보통인가?'라는 인지적 편향성을 가지게 될 수 있지 않나..."
진정한 건강은 누군가 정해놓은 규격에 내 몸을 끼워 맞추는 게 아닙니다. 타인의 기준에 연연하지 않고 진짜 내 몸 상태에 집중할 때, 자기관리 강박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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