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교양] 필기하지 않는 시대 | [Note by AI]
필기하지 않는 시대 | [Note by AI]
요즘 강의실에서는 학생들이 복습을 위해 강의를 녹음하는 모습이 흔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저장된 녹음 파일 대부분은 다시 재생되지 않고 맥락을 잃은 요약본으로만 남게 되죠. AI가 기록을 대신하는 지금, 우리는 학습의 핵심 과정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기획 나하린 | harin0518@khu.ac.kr
진행 이소정 / 출연 오태호 조현준 교수 / 구성 VOU
[영상 전문]
요즘 학생들은 강의를 들을 때, ‘녹음만 해두면 된다’고 말합니다. AI 녹음 앱이 자동으로 받아적어주고, 필요하면 요약까지 해주기 때문입니다. 이제 학생들은 내용을 직접 필기하는 대신, 그저 녹음된 파일을 저장하며 수업을 마칩니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집중력을 잃고 있습니다. “어차피 녹음하니까.” 이 짧은 말 한마디가 수업의 긴장감을 바꿔놓습니다. 이렇게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가 반복되면 학습 습관 자체가 흐트러지는 겁니다.
오세정 교수(후마니타스칼리지)는 “AI가 자동으로 만든 텍스트만 바라보는 학습은 결국 수동적 수용에 머물게 되며, 강의를 직접 듣고 필기하는 과정이 줄어들수록 학생들은 수업 중 집중력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학생들의 스마트폰에는 강의를 녹음한 파일들이 점점 쌓여만 갑니다. 하지만, 저장된 파일을 다시 여는 일은 드물죠. ‘파일이 저장되어있으니까 언제든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학생들은 “나중에 들어야지.”라며 복습을 미룹니다. 그런데 그 ‘나중’은 대부분 오지 않죠.
듣지도 않는 녹음 파일들은 결국 AI가 만들어낸 단조로운 요약본으로만 남습니다. 목소리도, 그 속에 담긴 강조도 사라진 채 형식적인 기록만 남는 것이죠.
[오태호 교수 / 후마니타스칼리지]
“선생님들이 국어책 읽듯이 수업하지 않거든요. 동일한 맥락 텍스트가 있어도 그중에서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해서 자연스럽게 설명하거나 사례를 들어서 설명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리고 학생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텍스트를 훑어보며 ‘전부 이해했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과연 이 모든 내용을 정말 이해하고 있을까요?
AI는 교수님의 말을 빠짐없이 받아적습니다. 겉보기엔 완벽하지만, 그 속에는 중요한 것이 빠져 있습니다. 어디에서 강조했는지, 어떤 억양으로 말했는지. 텍스트만으로 알 수 없는 것들이죠.
[오태호 교수 / 후마니타스칼리지]
“만약에 텍스트로 변환된 걸 나중에 본다고 해도 강의에 집중하지 않으면 맥락이 사라져요. 처음 중간 끝, 기승전결이 있는데 중간만 딱딱 잘라서 이해한다, 그건 단편적인 지식이고 파편화된 지식이어서 사실 연결고리나 맥락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요.”
그 영향은 결국 학생 개개인에게로 향합니다. 생각하는 수업이 사라지자, 스스로 사고하는 힘도 약해지게 되는 것이죠. AI에게 필기와 요약을 맡기는 학생들. 사고의 과정은 점점 생략되고 있습니다.
이대로 괜찮을까요? 진짜 학습은 ‘과정’ 속에 있습니다. 정보를 정리하고, 비교하고, 스스로 연결하는 시간. 그 안에서 진짜 학습이 이루어집니다.
[조현준 교수 / 후마니타스칼리지]
“그것을 사용하는 주체가 어떻게 기술을 활용하고 사용할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자면 ‘원숭이 짚신’ 같다고 할까요? ‘원숭이 짚신’ 잘 알고 계시죠? 원래는 맨발로 잘 다니던 원숭이가 어느날 짚신을 활용하게 되면서 짚신에만 의존하게 되니까 발바닥에 굳은살이 없어져서 이제 짚신 없이는 다닐 수 없게 된 거죠. 우리 스마트폰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기술에는 반드시 그것을 사용하는 사용자 즉, 학생들의 주체적이고 현명한 활용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AI 녹음 앱이 꾸준한 수요를 얻고 있지만, 학습의 주체가 사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손으로 필기하지 않아도 되는 시대, 그러나 생각까지 맡길 순 없습니다. 기록은 AI가 대신해도, 이해와 성장은 여전히 우리의 몫입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1
- 2
- 3
- 4
- 5






